● 호구의 게으른 생활 ●
이 호구는 로맨스하고는 참 거리가 먼 숙맥이다. 그래서 여태 미혼이겠지만... 연애를 해 본 지가 너무 오래되어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지금은 그럴 나이도 아니고 어느덧 반세기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으니 중년 로맨스라면 모를까 거의 비혼 주의에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시기를 놓치니 기회도 별로 없거니와 관심이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감정이 메말랐나? 지금도 일을 만들고 진행하는 상황인지라 만나게 되는 사람은 모두 남자고 내 한 몸 챙기기도 바쁘니 혹시나 하는 연애는 '언감생심'이다. 현재는 그냥 이런 자유로운 생활이 더 좋아서 적응해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보통 로맨스 드라마는 즐겨보지 않았지만 '진심이 닿다'는 배우 이동욱과 유인나의 케미를 보기 위해 시청한 케이스다. 아마도 도깨비에서 공유와 김고은과 함께 만들어낸 그 둘의 케미 때문인지 기대가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러 찾아본 것은 아니었고 희한한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알게 된 드라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줄거리 리뷰는 되도록 하진 않으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가 '막장 드라마'가 아닌 점이다. 물론 기존의 한국 드라마 현대극에서는 필수로 등장하는 '재벌' 역시 나오기는 하지만 극히 일부분이다. 여주인공의 직업인 배우의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잠깐 언급되고 남주인공의 직업인 변호사와 그의 친구 검사에 의해서 죄값을 치르는 역할로 간단하게 끝이난다는 점이다.
로펌의 에이스인 까칠한 성격 및 연애를 할 줄 모르는 변호사와 일찍 데뷔에서 연기보다는 외모나 CF로 인기를 끌었던 모태 솔로 배우와의 달달한 로맨스 이야기다 보니 극중에서도 법을 다루는 사건이 바탕에 깔려있다. 즉 '법정 드라마'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적절한 밸런스가 좋다. 다만 변호사가 비서를 대동하고 다니는 비현실적인 면이 있지만 그 둘을 계속 엮고 연결하기 위한 가벼운 조치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도깨비의 연장선이 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둘의 호흡이 좋다. '저승이와 써니'의 재회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물론 후반부에 형사와 배우로 만나기는 하지만 여기선 변호사와 배우로 만난다.) 게다가 또 하나의 클로즈업이 되는 건 이동욱의 비주얼 때문에 만든 대사다.
지은탁(김고은)이 한 말이 있다. "저승사자가 왜 저렇게 쓸데없이 잘생겼어요?"
오진심(유인나) "나 너무 화나요. 변호사님이 너무 멋있어서." "왜 쓸데없이 비율도 좋고 얼굴이 불필요하게 잘생겨서 연예인 할 것도 아니면서 키 낭비에 얼굴 낭비에 낭비 쟁이" 하며 투정을 부린다.
www.youtube.com/watch?v=roe7R_rQ21I
그래서 그가 '구미호 뎐'에 발탁되었던 것일까?
개인의 호불호가 있겠지만 로맨스를 잘 시청하지 않는 이 호구에겐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 중 하나다. 오글거리는 듯한 상황인데 역시 배우라 가능한 것일까? 유인나의 깜찍한 연기를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게다가 연기를 못하는 척 발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도 은근히 웃기기도 한다. 특히 유인나의 술취한 연기가 왜 그렇게 귀여운지 그녀의 연기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개인적으로 더 좋았던건 '피자나라 치킨공주' 대사의 주인공 오정세가 로펌 대표로 등장한다. 그의 능청스러운 애드리브 같은 연기는 박수가 절로 나온다.
아마 오정세 역할이 없었으면 재미는 반감되었을 것 같다. 보통 드라마나 시나리오의 경우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위해서 항상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역 주인공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여기엔 전혀 그런 요소가 없다. 마치 시트콤처럼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다루듯이 했기 때문에 아주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게 단점이자 장점이다.
메마른 감정에 촉촉한 마음을 더하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다. 연애에 능숙하지 못한 주인공이 서로 보듬어주며 키워나가는 로맨스. 유인나 배우의 팬이라면 꼭 봐야 할 드라마가 아닐까? 유인나의 귀여운 연기와 술취한 연기는 그녀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것 같다.
쉬는 날 몰아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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